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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조작국

뉴스나 신문을 보다 보면 '환율조작국', 혹은 '환율관찰대상국'이라는 무시무시한 단어를 한 번쯤 보셨을 겁니다. 단어만 보면 "국가가 나서서 환율을 몰래 조작하는 사기극인가?" 싶기도 한데요.

1. 환율조작국, 한마디로 무슨 뜻인가요?
쉽게 말해 "야, 너네 물건 많이 팔려고 일부러 너희 나라 돈 가치를 억지로 떨어뜨렸지?!" 하고 미국이 특정 국가를 향해 옐로카드를 꺼내 드는 것입니다.
정식 명칭은 '심층분석국'이지만, 보통 언론에서는 직관적으로 '환율조작국'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핵심 원리는 '자국 화폐 가치가 낮아지면 수출에 유리해진다'는 점입니다.

아주 쉬운 10초 환율 비유
예전에 1달러가 1,000원일 때는 미국인 제임스가 1달러로 1,000원짜리 한국 과자 1봉지를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국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서 억지로 환율을 올려서 1달러를 2,000원으로 만들었다고 해볼게요. 이제 제임스는 똑같은 1달러로 한국 과자를 2봉지나 살 수 있게 됩니다.
미국 소비자 입장에선 한국 물건이 엄청나게 싸진 것이니 불티나게 팔리겠죠? 반대로 미국 기업들은 가격 경쟁에서 밀려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바로 이 상황을 막기 위해, 미국 정부(재무부)는 1년에 두 번 보고서를 발표하며 시장을 감시합니다.

2. 미국이 환율조작국을 지정하는 3가지 기준
미국은 감정적으로 사람을 지정하는 게 아니라, 명확한 수학적 기준 3가지를 가지고 판단합니다.
* 첫째, 미국과의 무역에서 돈을 너무 많이 벌었는가?

* 미국에 물건을 수출해서 연간 150억 달러(약 20조 원 이상) 이상의 이득(무역흑자)을 본 나라가 대상입니다.

* 둘째, 나라 전체적으로 외화를 너무 많이 쌓아두었는가?
  * 한 나라가 전 세계와 거래해서 번 돈(경상수지 흑자)이 그 나라 국내총생산(GDP)의 3%를 넘는지 봅니다.

* 셋째, 정부가 대놓고 외환시장에 개입해 달러를 사들였는가?
   * 자국 화폐 가치가 오르는 걸 막으려고 1년(12개월) 중 8개월 이상 정부가 달러를 의도적으로 사들이고, 그 규모가 GDP의 2%를 넘었는지 확인합니다.

이 3가지 기준에 모두 해당하면 '환율조작국(심층분석국)'이 되고, 2가지만 해당하면 전 단계인 '환율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됩니다.
참고로 한국은 미국에 수출도 많이 하고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커서, 주기적으로 '환율관찰대상국' 명단에 오르내리며 미국의 감시를 받고 있습니다.

3.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무슨 일이 생길까?
말 그대로 '미국의 공식 블랙리스트'에 등록되는 것과 같습니다. 지정되는 즉시 강력한 제재 조치가 따라붙습니다.
* 미국 기업의 투자 제한: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에게 "그 나라에는 투자하지 마라"고 제한하거나 금융 지원을 끊어버립니다.
* 미국 정부 조달시장 진입 금지: 미국 정부가 물건을 살 때 환율조작국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지 못하게 막습니다.
* 국제적 압박: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글로벌 기구를 동원해 "환율 제대로 돌려놓으라"고 전방위 압박을 가합니다.
사실상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장과 거래할 때 엄청난 페널티를 받기 때문에,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들에는 사형 선고나 다름없는 무서운 조치입니다.

4. 마치며 :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이 어떤 나라를 환율조작국이나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려 하면, 해당 국가는 몸을 사릴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가 눈치 보이기 때문이죠. 결국 시장 원리에 따라 환율이 출렁이게 되고, 이는 우리 주식시장이나 수입 물가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주게 됩니다.
앞으로 뉴스에서 '환율조작국'이나 '관찰대상국' 이야기가 나온다면, "미국이 자기네 기업들을 보호하려고 다른 나라 통화 가치에 딴지를 걸고 있구나!" 하고 쉽게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