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뉴스나 경제 기사를 보다 보면 ‘파생금융상품(Derivatives)’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이름부터 딱딱하고 어려워서 그냥 넘어가기 일쑤인데요. 사실 이 개념은 우리 일상 속 ‘붕어빵’만 이해하면 아주 쉽게 마스터할 수 있습니다.
1. 파생금융상품이 도대체 뭔가요?
단어 그대로 ‘어디선가 파생되어(흘러 나와) 만들어진 금융 상품’을 뜻합니다.
여기서 ‘어디선가’에 해당하는 원래의 알맹이를 기초자산이라고 불러요. 이 기초자산은 주식이 될 수도 있고, 원유나 금 같은 원자재가 될 수도 있고, 심지어 달러 같은 외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
쉽게 말해,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고 ‘어떤 물건의 가격’에 기생해서 그 물건 가격이 오르고 내림에 따라 내 돈의 운명도 결정되는 상품입니다.
2. 붕어빵으로 보는 파생상품의 종류
파생상품의 대표적인 3가지 종류인 선물, 옵션, 스왑을 붕어빵 가게에 비유해 볼게요.
① 선물(Futures) :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무조건 이 가격에 삽니다"
붕어빵 사장님이 내년 겨울에 쓸 팥을 미리 대량으로 확보하고 싶어 합니다. 지금 팥 한 자루에 1만 원인데, 내년에 팥 가격이 폭등할까 봐 걱정되죠. 그래서 팥 농가와 계약을 맺습니다. “내년 12월에 팥 가격이 얼마가 되든, 무조건 한 자루당 1만 2천 원에 사겠습니다!”이렇게 미래의 거래 가격을 ‘미리’ 약속하는 것을 선물이라고 합니다.
* 팥 가격이 2만 원으로 폭등하면 사장님이 이득이고, 팥 가격이 5천 원으로 폭락하면 사장님이 손해를 보지만 약속했으니 무조건 사야 합니다.
② 옵션(Option) : "계약금 걸고, 나한테 유리할 때만 살게요"
이번엔 사장님이 조금 더 머리를 썼습니다. 팥 농가에 계약금(프리미엄) 1천 원을 먼저 주면서 제안합니다. “내가 내년 12월에 팥을 한 자루당 1만 2천 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주세요.”
내년 12월이 되었습니다.
* 팥 가격이 2만 원으로 폭등하면? 사장님은 당연히 권리를 행사해서 1만 2천 원에 팥을 싸게 삽니다.
* 팥 가격이 5천 원으로 폭락하면? 사장님은 권리를 포기하고 시장에서 5천 원짜리 팥을 삽니다. 대신 처음에 준 계약금 1천 원만 날리면 끝이죠.
선물과 달리 나에게 이득일 때만 선택(Option)할 수 있는 권리를 거래하는 것입니다.
③ 스왑(Swap) : "우리 서로 바꿀래?"
붕어빵 사장님은 은행에서 변동금리(이자율이 계속 변함)로 대출을 받았고, 친구 군고구마 사장님은 고정금리(이자율이 고정됨)로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금리가 엄청 오를 것 같아서 붕어빵 사장님은 불안해졌고, 반대로 군고구마 사장님은 금리가 떨어질 것 같아 불안해졌습니다.
이때 두 사람이 만나 “ 야, 우리 서로 이자 내는 방식 바꿀래?”하고 계약하는 것을 스왑이라고 합니다. 서로의 위험을 맞교환(Swap)하는 것이죠.
3. 파생상품은 왜 위험하다고 할까요? : '레버리지'의 마법
뉴스에서 파생상품 때문에 수조 원을 날렸다는 무시무시한 소식이 들리는 이유는 레버리지(지렛대) 효과 때문입니다.
선물 거래를 할 때는 물건값 전체를 내지 않고, 10% 정도의 '증거금(계약금)'만 있으면 거래할 수 있습니다. 즉, 내 돈 1천만 원만 있어도 1억 원어치의 주식이나 원유를 굴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만약 예측이 맞아서 10%가 오르면, 내 원금(1천만 원) 기준으로 무려 100%의 수익률을 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반대로 예측이 틀려 10%가 떨어지면? 내 원금 1천만 원이 눈 깜짝할 사이에 0원이 되어 날아가 버립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끝판왕인 셈이죠.
💡
파생금융상품은 본래 미래의 가격 변동 위험을 피하기(헷지, Hedge) 위해 만들어진 영리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적은 돈으로 큰돈을 굴릴 수 있는 특성 때문에, 오늘날에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자(투기) 수단으로도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칼이 요리사에게 가면 최고의 요리 도구가 되지만, 위험하게 쓰면 상처를 입히듯, 파생상품 역시 구조를 완벽히 이해하고 조심히 다뤄야 하는 금융의 '양날의 검'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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